본문 바로가기
세르비아

노비사드 학살 추모비, 페트로바라딘 요새, 마리아 성당

by Joyride SurpRise 2025. 2. 17.
반응형

도나우 강변에 자리한 노비사드(Novi Sad)는 세르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발칸 지역의 문화 중심지입니다. 흔히 '세르비아의 아테네'라 불리는 이곳은 예술, 문학, 교육이 번성한 곳으로, 베오그라드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베오그라드가 군사적 역사를 중심으로 발전한 반면, 노비사드는 더욱 문화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도시가 역사적 의미가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오스만 제국의 침략,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통치,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적인 사건까지, 노비사드는 많은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노비사드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화려한 건축물, 풍부한 문화유산, 그리고 현대적인 활기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 분위기입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든, 자연을 사랑하는 여행자든, 혹은 현지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여행자든 노비사드는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다음은 노비사드에서 꼭 방문해야 할 역사적인 명소 TOP 3입니다.

세르비아 노비사드 마리아 성당세르비아 노비사드 시계탑과 도나우 강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

1. 노비사드 학살 추모비

노비사드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비극적인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슴 아픈 사건 중 하나가 1942년 1월, 제2차 세계대전 중 발생한 '노비사드 학살(Racija)'입니다. 이 사건은 헝가리 점령군이 세르비아인, 유대인, 그리고 로마(집시) 민족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자행한 대규모 학살로, 노비사드 시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1941년, 헝가리는 나치 독일과 동맹을 맺고 세르비아 북부(보이보디나 지역)를 점령했습니다. 당시 헝가리 군은 저항 세력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민간인에 대한 탄압을 시작했고, 1942년 1월, 노비사드에서 대대적인 학살 작전을 벌였습니다. 이들은 약 4,000명 이상의 세르비아인과 유대인, 로마인들을 체포한 뒤, 도나우 강변에서 총살하고 그 시신을 얼어붙은 강 속으로 던졌습니다. 특히, 이 학살은 잔혹하게 진행되었으며, 여성과 어린이들도 희생되는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오늘날, 노비사드 학살 추모비(Novi Sad Raid Memorial)는 이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도나우 강변에 위치한 이 추모비에는 슬픔에 잠긴 인물들의 조각상이 있으며, 이는 학살 당시의 희생자들을 상징합니다. 매년 1월이 되면, 세르비아 정부와 시민들은 이곳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개최하며, 전쟁과 인종 차별, 증오의 위험성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단순한 역사적 장소를 보는 것이 아니라, 노비사드의 아픈 과거를 직접 마주하는 일입니다. 도나우 강을 바라보며, 80여 년 전 이곳에서 벌어진 비극을 떠올릴 때, 전쟁이 남긴 상처와 평화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교훈을 남기는 것입니다. 노비사드 학살 추모비는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장소입니다.

2. 페트로바라딘 요새

노비사드의 가장 상징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인 페트로바라딘 요새(Petrovaradin Fortress)는 도나우 강을 내려다보며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는 유럽 최고의 요새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도나우 강의 지브롤터(Gibraltar of the Danube)'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며, 전략적 요충지이자 수많은 전쟁과 역사의 중심이 되어온 곳입니다. 이 요새가 세워진 곳은 고대부터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였습니다.

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 일부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 게이트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와 도나우 강

 

 '로마 제국 시대(2세기경)'부터 이 지역에는 요새가 존재했으며, 이후 비잔틴 제국, 오스만 제국을 거치며 요새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거대한 성벽과 복잡한 지하 터널망은 17~18세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오스만 제국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건설한 것입니다.

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에서 바라본 좌측 도나우 강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에서 바라본 우측 도나우 강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에서 바라본 도나우 강과 수풀

 

1716년 '페트로바라딘 전투'에서 오스트리아 군대가 오스만 군을 크게 격파하면서 이 지역에서 오스만 제국의 영향력이 약해졌고, 이후 노비사드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습니다. 페트로바라딘 요새는 전략적으로 설계된 방어 시설과 16km에 달하는 지하 터널망 덕분에 유럽에서 가장 난공불락의 요새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요새 내부를 거닐다 보면 중세 성벽, 오래된 포대, 감시탑 등을 발견할 수 있으며, 특히 시계탑(Clock Tower)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합니다. 

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 시계탑 옆 레스토랑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 시계탑

 

이 시계탑은 시침이 분침보다 더 긴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과거 도나우 강에서 어부들이 시간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그러나 페트로바라딘 요새는 단순한 역사적 유적지가 아닙니다. 오늘날 이곳은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 박물관, 카페 등이 들어선 문화적 명소로도 활용되며, 매년 여름에는 유럽 최고의 음악 축제 중 하나인 EXIT 페스티벌(EXIT Festival)이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요새를 방문하면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도나우 강을 배경으로 한 환상적인 전망도 즐길 수 있습니다. 노비사드 여행에서 페트로바라딘 요새는 단순한 방문지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적인 경험이 될 것입니다. 군사적 요충지였던 이곳이 이제는 예술과 음악, 관광이 어우러지는 장소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노비사드의 변화와 발전을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르비아 노비사드 시계탑에서 바라본 도나우 강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 시계탑 테라스에서 도나우 강을 바라보는 여인세르비아 노비사드 페트로바라딘 요새 시계탑 테라스에서 바라본 도나우 강

3. 마리아 성당

노비사드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마리아 성당(The Name of Mary Church)은 이 도시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입니다. 웅장한 네오고딕(Neo-Gothic)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높이 72m에 달하는 첨탑을 가지고 있어, 노비사드의 어느 곳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랜드마크입니다. 자유 광장(Liberty Square)의 중심에 위치한 이 성당은 종교적 의미뿐만 아니라, 노비사드의 복합적인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반영하는 중요한 건축물입니다. 

세르비아 노비사드 해 질 녘 마리아 성당 정면세르비아 노비사드 구름 낀 하늘 마리아 성당세르비아 노비사드 흐린 하늘 마리아 성당

 

이 성당은 1894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통치 시절에 건립되었습니다. 당시 노비사드는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는 다문화 도시로, 세르비아인뿐만 아니라 헝가리인, 독일인, 유대인, 로마(집시)인 등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헝가리인의 영향력이 강했던 시기에, 가톨릭 신자들의 중심적인 종교 시설로 마리아 성당이 세워졌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유럽 전역에 건설했던 웅장한 가톨릭 성당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이는 당시 제국의 건축적·문화적 우위를 강조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리아 성당의 외관은 붉은 벽돌과 세밀한 조각 장식, 뾰족한 아치형 창문이 조화를 이루며, 내부로 들어서면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빛을 받아 아름다운 색감을 연출합니다. 

세르비아 노비사드 저녁 마리아 성당세르비아 노비사드 저녁 마리아 성당 정면세르비아 노비사드 저녁의 마리아 성당과 동상

 

특히, 성당 내부에는 웅장한 오르간과 정교하게 조각된 제단이 있으며, 고딕 건축 특유의 높은 천장이 주는 장엄한 분위기가 돋보입니다. 이 성당은 전통적인 세르비아 정교회 성당들과는 대조적으로, 중앙유럽 가톨릭 양식의 건축적 특징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마리아 성당은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니라, 노비사드의 역사와 유럽의 건축적 유산을 상징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유 광장 주변을 산책하며 이 성당의 웅장한 외관을 감상하는 것도 좋고, 내부를 방문하여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19세기 중앙유럽의 흔적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마리아 성당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남긴 문화적 흔적과, 노비사드가 품고 있는 다문화적 정체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이 도시를 찾는 모든 여행자가 꼭 들러야 할 명소입니다.

세르비아 노비사드 해 질 녘 마리아 성당과 동상

 

노비사드는 역사, 문화, 그리고 현대적 활력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노비사드 학살 추모비에서 전쟁의 비극을 기억하는 것과 웅장한 페트로바라딘 요새에서 군사적 전략과 역사의 흐름을 배우고, 마리아 성당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건축적 유산을 감상하는 것은 이 도시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유럽 도시들처럼 지나치게 상업화되지 않은 노비사드는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곳입니다. 요새에서는 유럽 최고의 음악 축제가 열리고, 역사적 광장에서는 활기찬 현대 도시의 모습이 펼쳐지며, 강변의 추모비는 과거의 상처를 조용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만약 세르비아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노비사드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도시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살아 있는 역사 공간입니다.

세르비아 노비사드 도나우 강의 어부세르비아 노비사드 도나우 강의 오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