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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스코펠로스 타운 호라, 아기오스 이오안니스 카스트리, 파나기차 오브 피르고스

by Joyride SurpRise 202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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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북부 스포라데스 제도의 심장부에 자리한 스코펠로스(Skopelos)는 마치 잘 숨겨진 비밀 같은 섬이다. 에메랄드빛 숲이 투명한 에게해 바다로 흘러내리고, 하얗게 칠해진 집들과 구불구불한 돌길이 어우러진 이곳은 한적하고 평화로운 그리스 섬을 찾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인근의 스키아토스(Skiathos)가 활기찬 해변과 밤문화로 유명하다면, 스코펠로스는 자연과 전통을 간직한 섬만의 매력으로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이 조용한 섬을 여행할 때 어디서부터 둘러봐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은 스코펠로스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3곳과 그에 얽힌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정리해보았다. 영화 맘마미아! 팬, 자연 애호가, 역사 여행자 모두 만족할 만한 코스를 소개하려 한다.

그리스 스코펠로스 타운 호라

1. 스코펠로스 타운 호라

스코펠로스 타운, 현지에서는 호라(Chora)라 불리는 이 마을은 에게해에서 가장 아름답고 잘 보존된 전통 마을 중 하나다. 섬의 자연 그대로의 매력과 더불어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진 역사가 골목골목 살아 숨쉬고 있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사는 마을’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시절 이곳은 페파레토스(Peparethos)라 불렸으며, 에게해의 중요한 무역 거점이자 포도주 생산지로 번영했다. 이후 로마, 비잔틴, 베네치아 시대를 거치며 각 시대의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특히 마을 정상에 자리한 베네치아 성채(Kastro)는 고대 아크로폴리스 유적 위에 세워져 과거 이곳이 얼마나 전략적 요충지였는지를 보여준다. 호라를 걷다 보면 120개가 넘는 작은 교회와 돌담, 전통 가옥이 이어지는데, 대부분 18~19세기 양식으로 당시 선원들과 상인들이 지은 집들이며,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나무 발코니가 인상적이다. 마을의 좁은 골목에는 세월을 머금은 선술집과 카페가 자리해, 지금도 어부와 주민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며 살아가는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마을 중심부에 위치한 스코펠로스 민속박물관에서는 섬의 전통 생활용품과 공예품, 19세기 가구 등을 통해 이곳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어 여행의 깊이를 더해준다. 산자락을 따라 지어진 호라는 자연의 지형을 그대로 살려 집들이 층층이 자리 잡아, 어디에서든 에게해를 내려다보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스코펠로스 타운은 단순히 과거의 유적지가 아닌, 그 역사 위에 일상의 삶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2. 아기오스 이오안니스 카스트리

아기오스 이오안니스 카스트리(Agios Ioannis Kastri)는 스코펠로스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이자, 영화 '맘마미아!'의 결혼식 장면이 촬영된 배경지로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끄는 명소다. 스코펠로스 북동쪽 해안 절벽 위에 홀로 서 있는 이 작은 성당은 바다를 마주한 바위 꼭대기에 세워져, 마치 바다와 하늘 사이에 떠 있는 듯한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성당에 오르려면 약 100개의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야 하는데, 그 길마저도 절벽 아래로 펼쳐진 에게해의 풍경과 함께 여행의 묘미로 다가온다. 이곳은 단순히 영화의 촬영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오래전 한 어부가 절벽 바위 틈에서 세례 요한의 성화를 발견한 전설이 전해지며, 이를 기리기 위해 절벽 위에 작은 성당을 세웠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수세기 동안 마을 주민들에게 신앙의 공간이자 바다의 평온을 기원하는 장소로 사랑받아 왔다. 성당 내부는 단아하고 소박하지만, 신비롭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이 하얀 벽을 부드럽게 감싸 독특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정상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푸른 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영화 속 장면처럼 사진을 남기거나 고요한 자연 속에서 잠시 명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아기오스 이오안니스 카스트리는 스코펠로스의 자연미, 전설, 영화 속 낭만이 어우러진 섬의 필수 방문지라 할 수 있다.

3. 파나기차 오브 피르고스

파나기차 오브 피르고스(Panagitsa of Pyrgos)는 스코펠로스 타운(호라) 항구 끝자락에 자리한 섬의 대표적인 성당이자 가장 많이 사진으로 담기는 명소다. 에게해를 마주한 언덕 위에 하얀 벽과 둥근 돔, 아치형 종탑을 갖춘 이 작은 성당은 스코펠로스의 전통 건축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일몰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피르고스’는 그리스어로 ‘탑’을 뜻하는데, 이곳에 한때 해적의 침입을 감시하던 망루가 있었다는 사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17세기에 세워진 이 성당은 규모는 작지만, 내부에는 비잔틴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귀한 성화와 유물들이 소장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계단을 따라 성당에 오르면 항구와 마을, 바다가 어우러진 전경이 한눈에 펼쳐져 사진 촬영과 산책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해 질 녘 이곳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섬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불릴 만큼 아름답다. 저녁 무렵이 되면 현지 주민들과 여행객들이 이곳에 모여 석양을 감상하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풍경도 스코펠로스의 정취를 더해준다. 소박하고 단아한 아름다움, 그리고 섬의 역사와 일상이 어우러진 파나기차 오브 피르고스는 스코펠로스를 찾는 이라면 꼭 한 번 들러야 할 석양 명소이자 섬의 상징 같은 장소다.

그리스 스코펠로스 고대 페파리토스 성에서 바라본 항구그리스 스코펠로스 베네치아 성채
그리스 스키아토스에서 볼로스로 가는 배

스코펠로스는 산토리니나 미코노스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그 점이 오히려 이 섬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자연 경관, 살아있는 역사, 그리고 영화 같은 풍경까지, 여행자의 모든 취향을 만족시킬 섬이다. 고대부터 이어온 호라 마을, 절벽 위 성당인 아기오스 이오안니스 카스트리, 석양 명소인 파나기차 오브 피르고스까지. 이 세 곳을 여행하면 스코펠로스의 진짜 매력을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맘마미아! 촬영지부터 신비로운 전설, 천천히 거닐며 만나는 골목 풍경까지. 스코펠로스는 상업화되지 않은 진짜 그리스 섬의 모습을 담고 있어, 조용한 휴양과 특별한 경험을 찾는 여행자에게 더없이 어울린다. 다음 그리스 여행을 계획한다면, 스코펠로스를 리스트 상단에 올려두라. 이곳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이 여행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스 스키아토스에서 스코펠로스 가는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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